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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홀 잠재력 깨우겠다” 클럽72 이준희 대표가 꿈꾸는 골프 디즈니랜드 [인터뷰]

관리자 2026-11-03 조회수 58

“72홀 잠재력 깨우겠다” 클럽72 이준희 대표가 꿈꾸는 골프 디즈니랜드 [인터뷰]

 

- 오션코스 프리미엄 전환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
-
잔디 박사, 코스 관리부터 경영 방식까지 모두 바꿨다

 


클럽72 이준희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처음 부임해 오션 코스를 둘러보는데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자연 형태에 코스를 앉힌 레이아웃 자체가 과거 제가 근무했던 송도 잭니클라우스GC보다 오히려 훌륭하더군요. '긁지 않은 복권'을 마주한 기분이었습니다.”

인천 영종도 클럽72 오션 코스에서 만난 이준희 대표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최근 막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6 렉서스 마스터즈'를 훌륭히 치러내며 국내 골프 팬들에게 대대적인 리뉴얼을 알린 클럽72 오션 코스는 겉모습부터 체질까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국내 골프장 업계에서 보기 드문 '전문가형 CEO'로 통한다. 고려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안성 베네스트 골프장 설계 책임자로 일하던 중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설계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중단되자 그는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 직접 해외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유학의 길을 열었고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코스 매니지먼트 석사를, 플로리다대에서 잔디 생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전역 130여 개 골프장을 위탁 관리하는 IGM(인터내셔널 골프 매니지먼트)에서 현장 실무를 익힌 뒤 비로소 귀국길에 올랐다.

2006
년 30대의 나이로 전남 함평다이너스티CC 대표로 부임, 국내 최연소 골프장 CEO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파인힐스, 서울 해비치, 아일랜드, 잭니클라우스, 골프존 클라우드 등을 거치며 '잔디 경영'과 '스마트 시스템'을 조화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가 올해 초 국내 최대 규모(72홀) 대중제 골프장인 클럽72 대표직에 올랐다. ‘렉서스 마스터즈’ 대회가 열린 기간, 이준희 대표를 오션코스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클럽72 이준희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올해 초 클럽72에 부임하자마자 오션코스를 가장 먼저 손을 봤다.

이준희 대표 : 처음 코스를 둘러봤을 때 레이아웃과 자연 경관이 상당히 멋졌다. 자연 지형을 살려 코스를 배치했고, 전체적인 구성도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코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장점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었다.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된 골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72에는 4개의 코스(오션, 하늘, 레이크, 클래식)가 있다. 모든 코스를 동시에 끌어올리기보다 하나씩 제대로 만들어 브랜드 전체의 가치를 높이고, 다른 코스도 차례로 개선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오션코스였다.

Q.
렉서스 마스터즈를 치른 오션코스의 완성도를 평가한다면?

이준희 대표 : 대회 코스 기준으로 봤을 때 8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사실 제대로 대회를 치르려면 충분히 코스를 쉬게 하면서 디봇을 회복시키고 잔디 상태를 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골프장 여건상 대회를 앞두고 2주씩 휴장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조건을 고려하면 나름 좋은 상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프리미엄 코스를 지향하고 있어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대회뿐 아니라 일반 골퍼가 찾아왔을 때도 코스 상태에 만족할 수 있도록 관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Q.
코스 관리에서 가장 먼저 바꾼 부분은 무엇인가.

이준희 대표 : 페어웨이의 디봇 관리다. 클럽72는 하루 내장객이 약 1600명에 이르는 곳이다. 특히 벤트그라스 페어웨이는 디봇이 생길 경우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잔디가 옆으로 뻗어 빈 곳을 메우는 데 약 4주가 필요하다.

그동안 관리 매뉴얼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부임 직후 각 코스에 인력을 투입해 디봇 자리에 모래를 채우고, 캐디들에게도 디봇을 수거하도록 작업 체계를 정비했다. 잔디 종류와 상태에 따라 필요한 관리 방법도 달리 적용했다. 이런 기본적인 작업이 쌓여야 코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클럽72 이준희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취임 당시 클럽72를 '골프의 디즈니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어떤 의미인가?

이준희 대표 : 클럽72에는 72개홀 골프장뿐 아니라 드라이빙 레인지, 파3 코스, 벙커와 어프로치 연습장 등 골프와 관련된 다양한 시설이 있다. 코스마다 개성도 다르다. 이용객이 한곳에서 여러 형태의 골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골프를 즐기는 방식도 사람마다 다르다. 본격적인 라운드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연습이나 짧은 코스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다양한 수요를 한곳에서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골프의 디즈니랜드라는 표현을 썼다. 여기에 KX 그룹서 추진하는 일본, 베트남 등 해외 골프장 사업과의 연계까지 고려하면 클럽72는 그룹의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Q.
골프장 경영에서 코스 품질 외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이준희 대표 : 직원들의 표정이다. 골프장에 도착해 프런트와 식당을 거쳐 경기 진행 요원과 캐디를 만나기까지, 직원들이 어떤 표정으로 고객을 대하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진다.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불만이 쌓여 있다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급여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직원들 사이의 마찰을 줄여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Q.
경영자로서 직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권한을 주나?

이준희 대표 : 대표가 모든 일을 직접 지시하고 확인하는 방식은 오래가기 어렵다.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기다리는 편이다. 처음에는 직원들도 낯설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한다.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찾아서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은 하루 한두 시간 정도다. 하루에 한 코스는 걸어서 돌고, 다른 코스들도 카트로 살펴보며 현장을 확인한다.

 


클럽72 이준희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Q. 골프장 설계에서 경영으로 방향을 바꾼 계기가 궁금하다.

이준희 대표 : 골프장 설계 업무를 하면서 국내 골프장 대표들이 설계 결과물을 갖고 어떻게 운영하는지 지켜봤다. 그러다 직접 골프장을 경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국내에는 골프장 경영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과정이 마땅치 않아 미국 대학들을 찾아봤다. 교수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골프장 경영을 공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몇몇 대학에서 답을 받았다.

마침 IMF 외환위기로 국내 골프장 설계 사업이 잇따라 중단됐다. 설계 업무를 계속하기 어려워진 상황도 유학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Q.
미국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나?

이준희 대표 : 처음에는 골프장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런데 학위를 마칠 무렵, 골프장 경영 전문가로서 나만의 경쟁력을 어떻게 갖출지 고민이 컸다. 미국 골프장 경영자들의 이력을 살펴보니 골프 선수 출신이 많았고, 잔디를 전공한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다. 나에게는 잔디가 더 적합한 분야라고 판단했다.

석사과정을 마친 뒤 잔디 분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골프장 경영을 배우려 미국에 갔다가 잔디를 더 깊이 공부하고 돌아온 셈이다. 현장에서 코스를 관리하려면 잔디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어떤 조건에서 손상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미국에서 배운 전문 지식이 실제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됐나?

이준희 대표 : 잔디는 물과 비료를 많이 주고 병충해를 막는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고온과 습도로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이때 잔디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약제를 사용하거나 관리 작업을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잔디가 더 약해질 수 있다.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뿌리 발달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관수량을 조절해 약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주면 잔디가 뿌리를 더 내리는 생리적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잔디가 견딜 수 있는 범위를 아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이해해야 코스 상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클럽72가 어떤 골프장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이준희 대표 : 골퍼들이 찾아와서 '이곳 골프장 괜찮네, 좋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결국 코스가 만족스러워야 한다. 그 다음은 캐디 서비스와 식음료, 시설 등이다. 이용객이 많은 골프장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나씩 개선해 나가겠다.

모든 골퍼를 만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코스를 잘 관리하고, 직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며, 고객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겁게 라운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클럽72 이준희 대표.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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